ACC <쿡! 아시아 : 쿠킹콘서트>아시아 대표 요리사, 이연복 셰프의 맛있는 인터뷰
각박한 삶 속 따뜻한 한 끼 식사가 주는 위로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도쿄의 좁은 골목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심야식당> 속 손님에게 공감하고,아프리카 TV 속 DJ의 끊임없는 ‘먹방’을 보며 채울 수 없는 허기를 달랜다.
요리는 살기 위해 먹는, 또는 먹기 위해 사는 인류의 삶 속에서 쉬지 않고 진화해왔다.
‘냉장고를 부탁해’, ‘수요미식회’, ‘윤식당’, ‘백종원의 3대천왕’ 등 요즘 TV 프로그램의 중요한 아이템은 ‘요리’가 되었다. 요리는 인간이라면 평생 수행해야만 하는 의무이자 삶과 가장 가까운 행위. 그리고 그 행위의 결과물인 맛깔스러운 음식은 식탁에서 펼칠 수 있는 60분의 기쁨 그 이상이다.
요리 관련 TV 프로그램이 상영을 마치면, 키보드 위 손가락들은 어김없이 음식점과 레시피를 비롯해 셰프 이름을 검색한다. 실시간 검색어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셰프는 단연 ‘이연복’이다.
십대 초반 어린 시절부터 주방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여, 묵묵히 요리를 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온 사람.
중식당을 개업하고,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유명셰프’가 되기까지.
깊은 맛을 내기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하는 요리처럼, 그의 인생도 불맛 못지 않은 노력이 깃들어 있을 터.
아시아의 문화를 요리로 배워보는 <쿡! 아시아 : 쿠킹콘서트>의 첫 번째 출연자로 ACC를 찾은 이연복 셰프를 만나보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이연복 셰프의 중국요리 입문기를 듣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화교 신분이었기 때문에 요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는 너무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이었거든요. 한국인도 직장을 잡기 힘든 시기였으니까요. 자연스럽게 화교가 많은 중식당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길고 긴~ 요리의 여정이 시작되었군요. 이연복 셰프의 이름을 딴 브랜드 상품 런칭,
TV 프로그램에서의 레시피 공유 등 국내 요리사 중에서도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이름이 ‘이연복’인 것 같습니다.
일단은 사람들에게 중국요리는 만들기 힘들다는 인식이 있어서 중식이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튀김법 등 요리방법을 많이 알리다보니, 중식을 하는 요리사들로부터는 질투나 시기를 받기도 했지요. 적도 생기기도 했고요! 저는 사실 말을 멋지게 잘 포장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옛날에는 중식이 덜 알려진 분야였기 때문에, 이제는 많은 사람과 공유하면서 중식을 알리고 싶습니다. 제 뒤의 후배들이 좋은 요리의 세계로 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ACC, 그리고 광주는 몇 번째 방문이신가요?
사실, 광주는 처음 와봤어요. 우리 같이 요리사 생활을 하면 너무 시간이 없어서 자주 밖에 다니지 못한답니다. 이곳에 오자마자 첫 끼로 도시락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된장국 속에 대나무 죽순이 정말 맛있어요. 아무래도 한국에서 음식하면 전라도 지역이니까요!
ACC에서 이렇게 아시아 음식을 요리하는 행사를 하니 기대가 큽니다. <쿠킹콘서트>의 첫 번째 셰프로 오셨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단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요리니까 당연히 ‘맛’입니다. 모든 분들이 요리법을 잘 따라하실 수 있고, 또 모두 맛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요리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겠죠? 요리를 쉽게 할 수 있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싶어요. 요리의 중요성 같은 것도 오늘 말씀드리고 싶고요. 요리를 할 때 무엇을 해야지 요리를 쉽게 배울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점을 강조 했을 때 요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말이죠. 기초 입문이기 때문에 상세하게 설명해드리고 싶네요.
아시아 문화를 배우는 데, 음식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느 나라를 가든 지 음식을 이해해야 나라를 이해하기도 빠르죠. ‘아시아’의 음식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되게 많은데요. 아시아 음식을 이해하면 아시아를 이해할 수 있답니다. 예를 들면, 아시아에서는 공통적으로 쌀을 많이 사용하죠. 한국에선 쌀로 떡을 만들지만, 태국이나 중국, 베트남 같은 곳에서는 면을 만듭니다. 주식이 쌀이냐, 밀가루이냐 에 따라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도 모두 다르고요.
요리는 예술일까요, 생활일까요? 음식을 요리하는 사람으로서, 남다른 요리에 대한 철학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요리는 생활에서도 벗어날 수 없고, 예술에서도 벗어날 수 없죠. 일단 요리는 생활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까 시작하겠죠? 그러다 어느 시점에 나이도 들고 철이 들 때쯤 요리는 무조건 레시피만 따를 것이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요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에 빠져 드는 시점이 있어요. ‘마침내 요리가 이런 것이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요리와 관련한 많은 걸 알아가고 싶어 하게 되죠. 음식을 멋있게 만들고 싶어 하다가, 결국엔 요리와 예술을 접목하게 되죠.
요리는 원재료의 맛으로부터 완성되는 예술작품인 것 같네요. 이연복 셰프의 요리를 향한 원초적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요리에서 원재료는 매우 중요하죠. 요리에서는 원재료가 70%를 차지하고 기술이 30%를 차지한다고 이야기를 해요. 원재료가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죠. 저 또한 항상 원재료를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그는 ACC에 도착하자마자 원재료와 요리 도구 상태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요리의 원재료처럼, 제 인생에서 요리를 하게끔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은 가족이죠. 요리를 처음 입문할 때는 정말 힘듭니다. 포기하고 싶고요. 그럴 때마다 가족을 생각하게 되죠. 처음에는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고, 결혼하고 나서는 아내나 아이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족을 생각하면서 요리를 내려놓을 수 없게 되고요.
요리 외에도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도전이라고 말하기에는 어색한데요. 제가 만약 요리 쪽에서 떠나게 된다면,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니고 싶어요.
세계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정말 궁금한 여러 세계 각지의 나라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여전히 요리의 연장선인 것 같은데요!
제가 지금 알고 있는, 할 줄 아는 요리 말고도 세상에는 매우 많은 요리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리의 세계는 끝이 없기 때문이죠.
궁금증도 풀 겸, 요리를 하고 먹고 즐기면서 여행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이연복 셰프의 인터뷰를 기다리고 기다리는 ACC 웹진 구독자에게 한 말씀!
안녕하세요. 이연복 셰프입니다. 이렇게 ACC 웹진을 통해 만나게 되어 너무 반갑고요. 광주까지 와서 ACC에서 아시아와 관련된 쿠킹클래스를 해서 참 즐겁습니다. 광주하면 음식이 유명한데, 이곳까지 와서 음식을 하게 되니까 정말 떨리고 설렙니다. 감사합니다. 웹진 독자 여러분. ACC웹진 많이 사랑해주세요!